부산 북항 상어 ‘부캉이’가 던진 질문…도시의 바다는 야생에게 안전한가
인공수로에 머문 3.5m 무태상어 추정 개체…관광 명물 넘어 공존을 생각하다

9월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뜻밖의 손님이 나타났다. 몸길이 약 3.5m의 상어로, 국립수산과학원은 무태상어로 추정했다. 물 위로 드러난 커다란 등지느러미에 시민들의 시선이 쏠렸고, 상어에게는 ‘부캉이’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부캉이는 발견 이후 수로를 빠져나가지 못한 채 여러 날 같은 공간을 오갔다. 추석 연휴에는 부캉이를 보러 온 방문객이 급증해 19일부터 28일까지 누적 방문객이 약 60만 명을 넘었다. 지역에서는 캐릭터와 콘텐츠까지 나왔고, 부캉이는 부산시 명예홍보대사가 되기도 했다.
정확한 유입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먹이를 따라 들어왔을 가능성 등이 제기됐지만 단정하기는 어렵다. 분명한 것은 넓은 바다를 누비는 해양생물이 사람이 만든 좁은 공간에 오래 머물게 됐다는 사실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대형 개체가 넓은 바다에서 생활하는 특성을 고려하면 좁은 수로에 오래 머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수로에 숭어와 전갱이 등이 있지만 자연 상태의 바다와 같다고 보기는 어렵고, 곡선 형태의 수로 구조 때문에 바깥 바다로 나가는 길을 찾기 어려웠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관계 기관이 상어를 무리하게 몰아내지 않은 것도 개체와 시민의 안전을 함께 고려했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부산해양경찰서, 국립수산과학원 등은 개체 보호와 시민 안전을 위해 외해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해양구조협회 소식지 「너울사랑」은 부캉이의 등장이 도시와 자연의 공존 문제를 묻고 있다고 짚었다. 사람에게 편리하고 아름다운 친수공간이 해양생물에게도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사람의 접근이 야생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지는 않는지, 인공 해양공간에서 생물이 길을 잃었을 때 어떤 보호 체계가 필요한지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생활공간과 자연의 경계가 가까워질수록 비슷한 일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그때 필요한 것은 놀라움이나 공포만이 아니라 해양생물의 이동을 고려한 공간 설계와 대응 체계, 그리고 시민의 올바른 관찰 문화다. 부캉이를 단순한 관광 명물이 아니라, 사람과 바다 생물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법을 다시 생각하게 한 손님으로 기억할 필요가 있다.


